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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독일에도 빼빼로 데이가 있을까?

by Hella 2020. 1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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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1일하면 우리에게 떠오르는 것은 바로 빼빼로데이 일겁니다. 

발렌타인 데이처럼 역사를 가지고 있거나 하진 않지만, 일상의 무료함에서 소소하게 챙기는 재미가 있는 날이죠.

개인적으로 빼빼로를 좋아하기 때문에 딱히 싫어하진 않습니다. :)

몇 년 전 독일에 출장을 왔을 때 11월 11일인 적이 있었어요.

그 때 독일에는 빼빼로 데이가 없다는 걸 알게 되었죠.

그래도 독일 동료들에게 빼빼로와 비슷한 일본의 Pocky라는 과자를 독일 슈퍼마켓에서 사서 나눠줬어요.
한국엔 이런 날도 있다고 알려주는 재미가 있었죠.

그러다 올해 11월 길을 걷다가 백화점 앞에서 이런 포스터를 보게 되었습니다.

 

 

 

 

 

바로 11월 11일 싱글데이를 기념해서 할인을 한다는 이벤트 안내 포스터였죠!

싱글 데이라는 걸 처음 들어봐서 신기해서 사진을 찍어두었는데, 얼마 뒤에 독일인 친구에게서 싱글 데이가 아시아의 문화가 아니냐는 질문을 받게 되었어요. 

그래서 한국에서는 11월 11일에 빼빼로 데이를 기념하고 있다고 이야기해줬죠.

그때까지 전 11월 11일 싱글데이가 그냥 서구 문화권에서 물건을 더 팔기 위한 마케팅용으로 백화점에서 만들어낸 날 인 줄 알았죠.

그런데 알고보니 싱글데이의 기원은 다름아닌 '중국'이었습니다.

찾아보니 우리나라에서는 중국어를 한자로 그대로 읽어 '광군제'라고 알려져 있더라구요. 

중국어로 '광군棍' 이란 직역하면 '빛나는 막대기'라는 뜻으로, 배우자나 애인이 없는 '싱글'을 뜻한다고 해요.

그래서 영어로는 심플하게 싱글 데이라고 번역되어 전해지고 있었습니다. 

 

 

 

t3n.de

 

 

우리나라에는 비슷하게 짜장면을 먹는 블랙데이 (4월 14일)가 있지만 중국의 싱글데이는 블랙데이와 비교하면 그 영향력(?)이 어마어마합니다. 중국의 블랙 프라이데이라고 불릴 정도로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온라인 쇼핑을 하는 날이에요.

물론 중국의 싱글데이, 광군제가 중국 전역에 퍼지게 된 건 알리바바가 이 문화를 마케팅에 활용해서이긴 하지만, 이 기념일이 생기게 된 기원은 1993년 난징대학교의 싱글 대학생들이 애인이 없는 사람들끼리 서로 위로하자는 취지로 만든 기념일이라고 해요. 

 

 

아무래도 중국의 경제가 점점 성장하면서 세계에 대한 영향력이 커지다보니 이 문화가 유럽, 특히 중부 유럽에 퍼지게 되었고, 그 여파가 독일에까지 미치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11월 11일이라는 시기가 크리스마스 시즌이 시작되기 직전이라 사람들이 슬슬 지갑을 풀기 시작하는 시기와 겹치기도 한다는 것이 그 이유이기도 합니다. 아마존 다음으로 독일에서 꽤 대규모를 차지하고 있는 온라인 쇼핑몰인 Otto에서도 싱글데이를 활용해서 할인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고, 제가 사진을 찍은 곳도 함부르크 시내 중심의 유명한 백화점이었어요. 

 

 

예전엔 발렌타인 데이가 서양에서 동양으로 넘어왔다면, 이제는 동양의 문화인 싱글 데이가 서양으로 넘어가고 있는 현상이 꽤 재밌다고 생각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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