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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쯔비쉔미테, 운터미테 구할 때 미리 알아두어야 할 것들

by Hella 2023. 4.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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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구하는 사람, 빌려주는 사람 양쪽의 입장에서 모두 생각해보기

 

독일에서 지내다 보면 내가 쯔비쉔미테나 운터미테를 얻어 들어가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내가 사는 집에 비슷한 형태로 사람을 들이게 되기도 합니다. 가끔 서로가 많은 불편을 겪은 좀 극단적인 이야기들도 들리는데요, 가능한 그런 경우가 없다면 좋겠죠? 오늘은 각자의 입장에서 집 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무엇을 질문하면 좋을지 생각해 보는 글을 작성해보려 합니다. 보통 가까운 경우, 직접 집을 방문해서 보러오기도 하고, 거리가 먼 경우에는 줌이나 구글 미트 등을 이용해 비디오콜을 하기도 합니다. 아무리 짧은 기간이라고 하더라도 전혀 모르는 사이인데 메시지로만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계약하기 보다는 영상통화 형식으로라도 서로 얼굴을 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아래 내용은 이렇게 서로 만났을 때 어떤 이야기를 나누면 좋을지에 대해 정리해 보았습니다.

 

 

방을 구하는 입장

 

1. 자기 소개

- 이미 자기 소개를 텍스트로 나누었더라도 간단하게 자기 소개를 합니다. 자기 소개는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의 기본 매너입니다. 물론 저도 외국어로 하다보면 긴장이 되어 잊어버릴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적어두는 것이기도 하구요!) 자기 소개는 너무 거창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름, 나이, 현재 하는 일 정도를 간단하게 설명해주는 것으로 충분하고, 나머지는 이야기를 나누면서 더 이어나가면 됩니다.

 

2. 기본적인 정보 재확인

- 월세, 거주 기간, 옵션, 위치 등의 기본 정보를 이미 웹상에서 보았더라도 중요한 부분은 다시 한 번 확인합니다. 꼭 나쁜 의도로 속이는 것이 아니라 해도 사람은 실수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한 정보는 상호 더블체크를 하는 것이 좋겠죠. 

 

3. 본인에게 특별히 중요한 부분이나 미리 알릴 점에 대해 생각해보고 메모해서 준비하기

- 내가 이 기간 동안 이 집에서 거주를 하는 동안 무엇이 중요한지 생각해보고 그와 관련된 질문을 하거나 미리 언지를 줍니다. 예를 들어, 하는 일이 밤 늦게 끝나서 늦은 귀가가 반복될 수 있는데 이런 부분이 같이 살게 될 사람에게 괜찮은지 미리 이야기 나눌 수 있죠. 또는 아이가 있거나 애완동물이 있는 경우는 반드시 미리 말을 해야 합니다. 혹은 악기 연습을 집에서 해야하는 경우에도 미리 문의를 넣어서 같이 사는 룸메 뿐만 아니라 주위 이웃들에게도 괜찮은지 확인을 해야합니다. 이런 부분은 보통 집주인에게 다시 물어 확인을 해줍니다. 가능하다, 불가능하다 또는 가능한데 몇시부터 몇시까지만 가능하다, 이런 식으로 답을 줍니다. 이렇듯 개개인이 처한 상황에 따라 질문이 아주 다양하게 있을 수 있습니다. 

본인에게 중요한 점들, 미리 이야기해야 할 점들을 미리 메모를 해두어서 가능한 상세하게 물어보고 미리 이야기를 나누어야 서로 불편할 일이 줄어듭니다.

 

4. 본인의 생활 습관과 다짐(?)에 대해 언급하기 

집을 빌려주는 입장에서 가장 바라는 것은 가능한 집을 깨끗하게 쓰고, 이웃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고 지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제일 큽니다. 공동생활에 대한 경험이 있다면 언급하시고, 청소 습관, 공공 공간을 깨끗하게 쓰는 마인드 등을 어필하면 좋습니다. 조금 포장은 하겠지만, 거짓말은 안되겠죠? 보증금을 돌려받기 위해서라도 계약이 끝났을 때 집을 깨끗하게 청소해야 합니다.

 

 

한국에서 독일에 온 지 얼마 안된 분들이 주의할 사항

 

한국형 집에서만 살다가 독일형 집에 살게 되면(특히 Altbau), 의도치 않게 실수를 저지르게 되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제 경험담이기도 하구요. 제가 직접 해보기도, 또 저와 함께 살았던 단기 룸메들도 많이 했던 실수들이 있어서 정리해 봅니다. 

 

- 창문 열어 환기 시키기는 생각보다 매우 중요합니다. '뭐 그렇게 크게 영향이 있겠어?' 하고 소홀히 하다가는 창문에 바로 곰팡이를 보게 될 수 있습니다. 특히, 날이 추울 수록 유의해야 합니다. 개인방 뿐만 아니라, 공공 공간에서의 환기도 꼭 신경써서 창문을 열어주세요. 주로 신경쓰시면 좋을 경우는 기상 후, 요리 후, 샤워 후, 취침 전 입니다. 

- 독일의 욕실 바닥에는 물이 빠져나갈 구멍이 없습니다. 독일은 대부분 욕실이 건식입니다. 우리는 바닥에 물을 뿌려도 구멍으로 흘러내려가고 말리지만, 독일은 바닥에 물이 튀면 닦아야 합니다. 샤워를 할 때나 세수를 할 때 주위에 물이 너무 튀지 않도록 조심하시고, 혹시 많이 튄 경우 그냥 두지 마시고 닦아야 합니다. 

- 난방 기구 사용에 유의해야 합니다. 바닥 난방식인 한국과 다르게 독일은 벽에 하이쭝이라고 불리는 히터가 달려있습니다. 처음에는 너무 추워서 아무리 틀어놓아도 추워서 4단계, 5단계까지 올리게 되기도 하는데 그러다가 난방비 폭탄을 맞습니다. 제 경우, 잘 때는 1-1.5, 평소 생활할 때 2, 추울 때 3정도로 씁니다. 집의 구조나 히터의 크기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는 있습니다. (방이 너무 크면 더 오래 데워야 하죠.) 하지만 가능한 너무 높은 단계의 이용은 자제하는 게 좋습니다. 불편하더라도 긴 팔이나 수면 잠옷을 입으시고, 따뜻한 차를 마시며 독일 난방에 적응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특히 요즘은 가스비가 올라서 더 합니다. (2023 기준) 난방을 얼마나 사용했는지는 연말 정산 후 상세히 데이터가 나오게 됩니다. (독일은 가스나 전기세는 월별정산이 아니라 월별로 선금을 내고, 실제 사용량에 따라 덜 썼으면 돌려 받거나, 더 썼으면 더 많이 내는 방식입니다.) 즉, 본인이 거주한 기간에 너무 많이 썼다면, 나중에 추가 비용을 내야할 수도 있습니다. (월별, 하이쭝별 데이터도 당연히 다 상세히 나옵니다.)

- 층간 소음에 신경을 씁니다. 층간 소음은 우리나라도 많이 있으니 조심하시겠지만, 독일은 Ruhezeit라는 게 있을 만큼 소음에 서로 신경을 쓰며 살아가는 사회입니다. 물론, 이것을 실제로 얼마나 지키는지는 지역별로, 또 이웃 성격별로 다릅니다. 이는 방을 대여해주시는 분에게 물어봐서 거기에 맞게 신경써주시면 됩니다. 큰 소리로 음악을 틀지 않는 것 뿐만 아니라, 밤늦게는 문을 조용히 닫고, 걸을 때도 너무 쿵쿵거리지 않는 것이 예의입니다. 

 

 

 

다음은 세입자를 구하는 입장에서 무엇을 확인하면 좋을지에 대해 생각해 보겠습니다.

 

 

방을 빌려주는 입장

 

1. 자기 소개

자기 소개는 동일합니다. 세입자 입장에서도 내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정보가 필요합니다. 같이 살게 되는 경우라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본인의 이름, 나이, 현재 하는 일 등의 가벼운 정보로 나를 소개합니다. 

 

2. 유의 사항

본인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과 유의 사항에 대해 메모해 두었다가 이야기해 주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생각나는대로 예시를 적어보겠습니다.

 

- 집을 깨끗하게 써주길 바랍니다.

- 무언가 고장나거나 문제가 생기면 즉시 연락을 주세요.

- 밤 10시 이후에는 큰 소리가 나지 않도록 유의해 주세요.

 

3. 필요한 부분 확인

세입자가 특별히 필요한 가구나 시설이 있는지 미리 물어봅니다. 커피를 아주 좋아하는 분이 들어오는데, 우리 집에는 커피 머신이 전혀 없다면 세입자 입장에서는 '큰 일'입니다. (실제 경험담) 하지만 옵션에 기재하지 않은 것을 제공해줄 의무는 없습니다. 미리 알면 거기서 알아서 준비를 할 수 있게 해주는 정도입니다. 

 

 

4. 짐이 어느 정도 되는지

단기간 빌려주는 것이기 때문에 완전히 빈 방이 아니라 쓰던 방을 빌려주게 됩니다. 이 경우 짐의 수납 공간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가능한 비워주면 좋지만, 들어오는 사람의 짐이 어느 정도 될지도 중요한 포인트가 되겠죠. 미리 이야기를 나눠봅니다.

 

 

5. 라이프 스타일 확인

요리를 자주 하는지, 활동 시간이 주로 어떻게 되는지 (야행성인지 여부), WG 경험 여부 등에 대해 물어봅니다. 같이 살게 될 경우, 서로가 공동 생활에 있어 중요하게 생각되는 부분들에 대해서도 이야기 나눕니다.

 

 

6. 열쇠와 보증금/월세를 주고받을 날짜와 시간 잡기

어느 정도 이야기를 나누었으면 가장 중요한 날짜를 잡아야 합니다. 보통 들어오는 날 열쇠와 월세/보증금을 주고 받지만, 한 쪽의 스케줄 상 미리 만나야 할 경우엔 다른 날짜를 잡기도 합니다. 또 월세는 현금으로 받을지 계좌이체로 받을지 등도 미리 이야기를 나누면 좋습니다. 서로 확실히 하기 위해서는 계좌 이체가 기록으로 남기 때문에 더 유용합니다. 단, 독일의 계좌 이체는 한국처럼 바로 보내지지 않기 때문에, 확인이 바로 되지 않기도 하고 이것이 수익으로 잡혀 세금을 내야할 수도 있기 때문에 보통 현금을 선호합니다. 현금으로 받을 경우에는 돈을 잘 받았다는 확인증을 써주는 게 서로 좋겠죠? 

 

 

7. 임대차계약서

어떤 경우든 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하는 것이 좋습니다. 여기에는 '임대인과 임차인의 정보, 임대료 지불 금액, 임차 기간'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합니다. 또 가구의 취급 방법이나 아파트 청결 유지 방법에 대해서도 규정하기도 합니다. 보증금도 명시해줘야 하는데 보통 단기 임대의 경우 1~2개월의 임대료를 보증금으로 책정합니다. 계약서의 양식은 구글에서 'Zwischenmietvertrag muster' 또는 'Untermietvertrag muster' 등을 검색하면 쉽게 찾으실 수 있습니다. 

 

 

 

그 외 궁금증들

 

신분증 사본을 보내도 되는 걸까?

 

제 경우, 한 달 이상의 운터미테를 받는 경우, 집주인에게 허락을 받는데 이 때 집주인 측에서 항상 신분증 사본을 요구합니다. 그리고 저도 쯔비쉔을 받을 때 신분증 사본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WG-Gesucht를 이용하다보니 신분증을 요구하는 건 사기일 수 있다고 조심하라는 글이 있더라구요. 제가 잘못 이해한건지는 모르겠지만, 물론 사기를 치는 사람들이 신분증을 요구하기도 합니다만, 이것만으로 사기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신분증을 보내는 단계에 가기 전에 위에 말씀드렸던 것처럼 직접 만나거나 비디오콜 등을 하며 사기 여부를 확인하면 더 좋습니다. 임대 사기의 전형적인 유형은 '내가 해외에 있어서 직접 방을 보여줄 수 없다. 대리인이 계약을 해줄 거다. 일단 월세와 보증금을 먼저 보내라(열쇠를 받기 전에 보내라고 함)' 이런 멘트가 아주 전형적인 사기 멘트입니다. 그 외 믿을만한 곳으로 판단되는 경우에는 신분증 사본을 보내는 것이 전혀 이상한 절차가 아니니 안심하고 보내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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